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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CH PROJECT
S01 E06 철
손도 떨리고 입술도 떨리는 철. 떨리는 지 연신 음료만 홀짝 홀짝 마시고 있다. "형, 담배한대 피고 해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빠른 90년생. 닉네임은 철이고요. 하는 일은 인테리어, 인테리어 하고 있어요. 아 지금은 백수. 지난주에 퇴사했어요.

목소리를 조금만 크게 해주세요. 나긋나긋한 목소리도 좋긴 한데, 조금만 크게.

영업 톤으로 할까요?

이런 톤 딱 좋네요. 뭐가 됐든 바로 사고 싶은 그런 목소리세요. 이제 질문이…

말씀해 보세요. 고객님.

대학 전공은 건축을 하셨어요?

대학 전공은 건축했어요. 일본에서 다녔어요.

일본이요? 생각도 못했네요. 해외에서 다녔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큐슈에 있는 대학을 다녔어요. 그리고 일본은 4년제, 5년제가 아니라.

일본에서 배우는 건축은 어때요? 한국에서 배운 경험이 없으니 비교는 힘들겠지만… 제 생각에는 왠지 좀 더 전통적인 걸 많이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전통은 따로 있는 거 같고, 일본에서는 일단 안전. 안전이 되게 중요해요. 그리고 건축할때의 윤리적인 부분, 그런 것도 많이 가르치고요.

아무래도 지진이 워낙 많으니까 그런거 같아요.

그렇게 4년을 공부하고 일본에서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이게 향수병이 온거에요.

일본에 가신게 언젠데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갔어요. 08년에 입학을 했죠. 그리고 군대는 또 한국에서 갔다 와서 14년도? 에 졸업을 했어요. 그러고 나서 아까 말했던 것처럼 향수병이 와서 다 접고 들어왔어요.

그래도 베이스가 일본에서 배웠으니까 한국 왔을 때 힘들었을거 같은데요?

맞아요. 이제 한국에 다시 들어와서 건축을 한국 걸로 다시 공부를 해야 되는 거죠. 특히 법규도 그렇고.

명칭 같은 것도 다 다르잖아요. 단어 같은 거.

근데 보통 건축 용어들이 일본어로 되어있는 게 많아서 그쪽으로 어려울 건 별로 없는데, 법규가 힘들어요. 아예 다시 처음부터 공부를 해야 된다는 그런 부담감이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1년 동안 하다가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었죠. 그리고 일본에서 공부한걸 한국에서 인정을 해주는 제도? 무슨 협회에서 있는데, 그것도 엄청 복잡하고 서류도 힘들고 그래서 건축을 하는 걸 접었어요 일단.

해외학교 인증이 꽤 복잡하고 힘들다고 들었어요. 미국은 비슷해서 괜찮은데 유럽이나 다른 학교면 더욱더 그렇고요.

그래서 이제 그나마 비슷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대형 가구 회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입사하고 처음에 무슨 일을 하셨어요?

처음 들어가서 했던 건 영업이에요. 동네에 있는 인테리어 가게 있잖아요? 정민인테리어 이런식으로. 그런 곳에 가서 우리 회사 제품을 쓰게끔 도와주고, 소비자 상담도 도와주고, 발주도 넣고, 현장체크하는 일을 주로 했어요.

제가 대형 가구회사랑 일을 해보거나 제가 이용을 해본 적이었어서… 보통 기본 제품이 있으면 그걸 매번 사이즈에 맞게 수정하고 그러는건가요?

보통 규격이 50mm 단위로 끊어져요. 350 400 450 500 550 600 이렇게 떨어지거든요. 그렇게 맞춰서 제작을 하죠. 비규격도 가능한데 단가 때문에…

그러면 이렇게 규격이 있는 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팀이 따로 있겠네요.

디자인팀이 별도로 있죠.

디자인팀에서도 일해보신 적 있으세요?

그쪽에는 없었어요. 제가 바스쪽 개발실을 들어가려고 했는데, 제가 영업 출신이다 보니까 위에서 막기도 하고 그러면서 잘 안됐어요. 영업에서 성과를 얼만큼 내면 받아주겠다 했어요. 그래서 다시 영업으로 6개월 동안 해서 성과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안받아들어졌어요. 그래서 이제 그만뒀었죠. 한달에 주방만 24세트인가를 팔았어요.

그런 정도면 이달의 영업왕? 그런거 아니에요?

포상으로 상해도 갔다오고 그렇긴 했어요.

영업이면 개인으로도 만나고 하나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동네 인테리어 집에 사람들이 계약을 하면 거기서 A회사 제품, B회사 제품 뭐 이런식으로 고르게 되는데 거기에 좀 더 우리제품이 팔리게끔 하는거죠. 그렇게 되면 사장님이 와서 실측해서 설계하고, 내부구성은 소비자하고 미팅하고 하면서 컨펌받고 진행을 하는거에요.

한 달에 24개 했으면 거의 하루에 하나 꼴로 하셨겠네요.

엄청 바빴어요. 어떨때는 하루 두 개도 하고. 혼자 설계하고 발주 넣고 감리 보고 이걸 다 할 수가 없었어요. 감당이 안됐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죠.

그럼 그 다음에는 어떤일을 하셨어요?

방금 말했던 게 B2B면 이제 B2C. 소비자랑 직접 상대했었어요. 대리점을 다닌거죠. 계약도 나쁘지 않고 잘 했는데, 한번 일이 터진거에요.

이번엔 문제가 있었나보네요?

마루제품에 문제가 있었는데 그걸 저한테 다 뒤집어 씌운 거에요. 그때 손해가 한 500만 원인가 났어요.

엄청 크게 나진 않았네요. 제가 다 쫄았어요.

포션이 커요. 객단가 5천만원 공사 중에 500만 원이면 되게 큰 포션이니까요. 그래서 이런거로 보호못받을거면 그냥 다시 본사 들어가지 하고 본사를 또 가서 2년정도를 더 다녔어요.

한 회사긴 한데 그 안에서 여러 번 움직이셨네요.

그 다음엔 이제 인테리어를 직접 계약하고 설계하고 시공감리까지 하는일을 했어요. 그런데 친척중에 인테리어하는 분이 있어서 같이 했죠. 근데 도저히 성격이 안 맞는 거에요.

어떻게 안맞았어요?

나는 좀 나긋나긋하잖아요. 좀 차근차근하고 그런걸 좋아하는데, 친척분은 너무 급하고 왈가닥이에요.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다. 이거 나랑 전혀 안 맞는다. 그때 탈모도 오고 머리도 엄청 빠졌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다른 브랜드의 대리점에서 일을 하다가 최근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내 일에 대해서 길게 얘기해본 적이 없는데 되게 장황했네요.

“인테리어의 메인은 색상 조합, 재료 조합, 그 다음에 마감선. ”

그런데 전에 만났을 때 현장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 그때도 영업이었어요. 그때 현장이라고 했던 건 백화점 쇼룸에서 근무도 서고 거기서 계약한 현장에 있었던 걸 말했던 거였어요.

저는 그때 그 백화점 현장에 있다길래 백화점에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면 처리님은 계속 주거 쪽에서만 일을 하셨나요?

상업은 일식집이랑 카페도 했었고, 사무실, 관공서도 했엇죠.

주거랑 상업사이의 어떤 차이가 있어요?

일단 법규적인 걸 말하면, 주거 같은 경우는 확장할 때 그 소방이라든가, 방수, 구조변경 이런 것만 잘 지키면 되고, 상업 같은 경우는 은근히 신경 쓸 게 되게 많더라고요. 영업허가도 받아야되니 챙겨야할게 꽤 많죠. 디자인적인 걸 말하면, 주거 같은 경우는 일단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니까 뭔가 더 디테일해야 되고 더 깔끔해야 되고 그런게 있어요.

맨날 맨날 보이는 공간이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래서 마감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리고 상업은 신경 쓸 게 주거에 비해서는 많지 않다고 봐요. 대다수가 사용하는 공간이다 보니까 잘 망가지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엄청 민감하지는 않더라고요. 뭐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 한해서는요.

들어보면 거의 가구 위주로 하신거 같아요.

그렇죠. 가구 위주로 했었어요, 그런데 바닥재도 하고 여러 건자재도 하고 사실 다 하긴 해요. 그런데 제가 시작을 가구로 하다 보니까 가구가 메인이 됐죠.

인테리어에서 가구가 차지하는 포션이 꽤 크다고 생각해요.

가구는 디테일한 부분이 많죠, 그래서 더 잘해야하고. 그런데 제가 생각할때는 인테리어의 메인은 가구는 아닌거 같아요. 나는 인테리어의 메인은 색상 조합, 재료 조합, 그 다음에 마감선.

마감선은 정말 잘하기가 힘든 거 같아요. 도면과 현장사이의 괴리도 있고.

그걸 감리를 잘 봐야죠. 정말 매일매일 봐야해요. 아침에 현장에 가서 특이사항들 말씀드리고 중간에 한번 갔다가 마지막으로 끝나고 가서 한번 가서 다시 체크하고. 그렇게 해도 사고를 쳐놔요.

와, 그 정도는 가야하는군요.

일이 없으면 하루 종일 붙어 있죠, 일이 많으면 왔다갔다 하고요.

그런데 도면이 있는데 매번 설명하는 게 힘들기도 해요.

도면을 못 보시는 분들도 많기도 하고 그렇죠. 사실 도면이 있는게 정석이고, 디테일한 부분은 이제 사진이나 3D로 보여줘서 해야 하는데 인테리어 같은 경우에는 30평대 기껏 해봤자 많이 나오면 1억이고 적게 나오면 5-6천 정도에요. 그런데 단가가 낮으니까 도면 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니까 잘 안 그리고 그냥 가서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 하는 경우가 많죠.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 객단가에 따라 움직여요.

그렇군요. 건축보다 인테리어가 좀 더 트렌드에 밝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건축박람회나 인테리어 박람회, 이런 건 거의 매번 가요.

저는 박람회를 한 번도 간 적이 없어요. 가면 어떤 게 있나요?

인테리어 소품이라든가 자재들이 주로 있어요. 신제품 같은 것들을 제가 알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얘기해주고 그렇잖아요. 소비자가 알고 있는 걸 제가 못 알아 들으면 전문성도 떨어져 보이고요. 그래서 트렌드도 잘 알아야 해요. 요즘 유행하는 컬러가 어떤지, 내년엔 어떤 컬러가 유행할지.

인스타 같은 것도 많이 보시나요?

많이 보면서 따라도 해보고 그렇죠. 확대해서 마감선을 어디에서 잡았나도 보고요. 욕실 같은 곳에는 거울을 매립을 하는지 튀어나오게 하는지 와리는 어디서 나누는지 그런것도 많이 보죠. 이렇게도 하네? 이렇게도 하는구나 하는 걸 배우기도 하고요. 그리고 가구거리 같은 데도 가고 그래요.

서울에 어디에 있어요?

논현동에 있어요. 엔틱 가구, 수입가구도 있고, 타일 가게도 많고, 바닥재 가게도 많고, 조명 가게도 많고요.

저는 주로 을지로쪽만 알고 있었어요.

근데 물량이 많이 왔다 갔다 하는 건 을지로이긴 해요. 그런데 논현이 좀 더 트렌디한 것도 많아요. 객단가가 높은 사람들이 오니까, 보통 이제 고급 인테리어나 이런 거 하면 거의 논현동 많이 가죠.

그렇죠. 그러면 이런 것도 하나요? 구입가구 추천하거나 그런거요. 제작하는 것 말고요.

그거는 홈 스타일링이라고 불러요. 거기까지는 하지 않아요. 거기까지 하면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가 된다고 보면 되요. 저는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와 인테리어 회사를 구분해서 보고 있어요.

그러면 철님은 어느 쪽으로 하고 싶으세요?

디자인 쪽. 궁극적으로는 디자인 회사를 하고 싶죠. 홈 스타일링까지 다 하고 싶죠. 그런데 아무래도 더 신경 쓸 게 많아지고 이러니까 아직은 내가 손 댈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언젠가 같이 일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이달의지아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분위기 전환을 해봅시다. 그러면 철이님은 이쪽인걸 어떻게 처음 알게 됐어요?

알게 된 거는 초등학교 6학년쯤.

나름 일찍 알았네요. 완전히 받아들인 것도 그 때쯤 인가요?

아니요, 받아들인 거는 한 고등학생 때 였어요.

그러면 이쪽 생활을 한 건 언제쯤부터일까요? 이쪽 친구가 생겼거나, 클럽을 갔거나, 아님 연애를 했다거나요.

내가 좀 소심해서 클럽은 안 가고요.

안가시는 거 치곤 저번 엠티때 꽤나 잘 추시던데요.

어깨 너머로 배우기도 하고, 유튜브로도 배우니깐요. 그렇지만 거의 뭐 은둔이었어요. 언제 나왔지? 지아키 때문에 나왔어요.

그래요? 그럼 얼마 안 된 거잖아요. 들어온 게 올해였던 거 같은데.

제가 작년 4월에 전 애인하고 헤어졌어요, 근데 그때 정말로 엄청 힘들었거든요.

얼마나 사귀었었는데요?

얼마 안 되요. 한 6개월 사귀었을거에요.

사실 그건 상관없죠.

기간은 상관없는데 만났던 사람이 많은 부분이 잘 맞았어요. 예전에 내가 살던 지역에 같이 살았었고, 초중학교가 같고, 뭔가 한 번이라도 마주쳤을 거 같은 사람이었어요.

이거 운명이다. 약간 그런 생각을 했을 사람일 거 같아요.

너무 운명같았어요. 얘기도 정말 잘 통했고, 이상형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결국에는 그렇게 됐죠. 헤어지니까 정말 너무 힘들었던거죠. 거의 매일 울면서 지내고. 그러다가 오래 알고 있던 친구한테 술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죠. 제가 이쪽 친구가 그 친구 말고 없었어요. 그러다가 “건축모임이 있는데 가입할래요?”해서 지아키에 들어오게 된거죠.

아 그렇죠, 지아키에 들어오게 된 계기를 듣다가 운명 같은 사랑까지 얘기하고 있었네요.

“그 연애가 제일 인상이 깊고 제일 좋아했었고 제일 아팠고 엄청 진짜 거의 매일 울었어요.”

그렇게 지아키 첫 정모를 나갔는데, 재밌었고 사람들도 좋고요.

그때 앞에 제가 앉았었잖아요. 저희 끼가 꽤 잘 맞았어요.

정민이가 있어가지고. 너무 재밌었어요. 근데 첫날 그 때 엄청 떨었어요. 나도 처음이니까. 그런 자리를 가 본 적도 없어요. 술 번개 같은 것도 나가본 적이 없고요. 그냥 아는 사람만 만나서 커피 먹고 밥 먹고 이 정도였어요.

그러면 다른 모임하고 있는 건 없겠네요?

없어요. 아예 없고 친구도 거의 없고.

그러면 혼자 있을 때는 어떤 취미가 있어요?

혼자 있을 때 아까말한 박람회 같은 거 가고 전시회 혼자 가고

고상한 취미가 있으시네요.

미술 모르긴 하는데도 그냥 가. 진짜 가서 그냥 봐. 그 다음에 드라이브 드라이바는 거 좋아하고 그래요.

연애는 언제 최근에 그 연애 이후로는 하셨어요?

연애를 짧게 많이 하긴 했는데, 그 이후로는 안한거 같아요. 그 연애가 제일 인상이 깊고 제일 좋아했었고 제일 아팠고 엄청 진짜 거의 매일 울었어요.

어떻게 헤어졌는지 물어봐도 돼요? 되게 잘 맞았는데…

깨진 건 뭐, 그 사람한테 내가 아니었을 수도 있고 뭐 그렇죠. 헤어질 땐 상황을 핑계 대면서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지금 상황이 누굴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면서요. 어 그래 알겠어. 이랬는데, 그동안에 나는 엄청 힘들어 하고있을 때 한 달인가? 두 달 뒤에 다른 사람하고 사귀고 있더라고요. 그걸 알게 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만나서 얘기 좀 하자 그랬죠. 그래서 만나서 얘기했어요. 나한테 상황이 안 좋아서 헤어지자고 하지 않았냐, 왜 그렇게 말을 했냐. 지금 너 만나는 그 사랑, 내가 응원은 하는데 그런 핑계 대면서 헤어지지 말라고 얘기를 했어요.

잘했어요.

이제 진짜 끝이네 안녕, 하고 헤어지니까 그 때부터 괜찮아지더라고요.

살짝 바닥 아닌 바닥을 봐야 정이 좀 떨어지게 되는거 같아요. 정이 좀 떨어져야 돼. 이게 안 떨어지면 안 돼. 그래서 전 바닥을 많이 보였고… 차이는 것보다 차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일 수도 있잖아요. 그렇지만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걸 수도 있긴 한데 근데 어차피 깨질 것 같으면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근데 거짓말로 헤어지면 안 돼.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하는데 그건 그냥 이실직고 해야죠. 안 맞는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낫지. 맞아. 괜히 핑계 둘러대고 그러면 괜히 상대방한테 희망 고문이 생겨요. 이번에 많이 느꼈죠.

우는 거 아니죠?

눈가가 촉촉해지네.

눈가가 촉촉해지는 걸 보니 이제 공식 질문을 할 시간이 됐어요. 노년의 철. 어떻게 살고 싶어요?

생각해 본 적은 딱히 없어요. 나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은 잘 안해요. 보통 과거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는 성격이어서. 그래도 뭔가 생각을 하면, 마음 맞는 사람들하고 가까이 살고 그러지 않을까? 지금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모임 나가고 취미 생활 비슷하면 같이 취미 생활하고 그러지 않을까? 그러다가 뭐 눈 맞는 사람 있으면 해외 나가서 살아도 되는 거고.

지금 연애는 구하고 있는 상태인 거에요?.

이건 약간 TMI 같긴 한데, 제가 최근에 일본 여행을 갔잖아요. 근데 마지막 날에 연락이 온 애가 있어요. 지금 한국에 왔는데도 연락이 와서 너무 보고 싶다는 거에요. 그래서 지금 영상통화도 하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7월에 또 만나기로 하고.

갑자기 너무 러블리해졌는데요? 잘 됐으면 좋겠다. 잘 돼서 나도 일본사람 소개시켜주고 좀 그러세요. 지아키 덕에 연애할 날이 드디어 오는 거 같네요. 지아키에 들어온지 한 6-7개월 된거 같은데 철님은 어떠세요?

당연히 좋지. 정민이가 제일 좋지

너무 좋네요. 이렇게 끝낼게요. 정민이가 제일 좋지.

인터뷰 진행 및 사진 : 정민        일러스트 : O